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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2-전라북도 문화예술정책의 다음 단계를 위하여(참여자치포럼) 060412_참여자치포럼 [5.31 지방선거의 쟁점과 시민사회 과제] 문화예술 분야 토론문 전라북도 문화예술정책의 다음 단계를 위하여 유대수 / 전북민예총 정책위원 ■ 창의한국, 새예술정책으로부터 지역문화진흥법까지 2004년 이창동 당시 문화관광부장관에 의해 발표된 ‘창의한국’과 '새예술정책'은 한국문화예술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중장기 비전이다. 특히 ‘새예술정책’은 침체 상황에 놓인 기초예술 분야를 진흥시키기 위한 정부의 강력 한 정책의지를 담았다. ‘새예술정책’은 국민의 문화향유 및 음악, 미술, 문학, 국악 등 순수예술 창작활동 지원책이다. (중략) ‘새예술정책’의 기본적인 목적은 예술이 지닌 가치를 확산시키고(문화가치의 발원지, 성숙한 시민사회형성, 국가경쟁력원천), 활력 있는 예술 환경을 조성.. 2017. 7. 25.
20060331-김미경개인전-씨앗, 흩날리다 [전시]씨앗, 흩날리다 by artwood 2006/03/21 01:44 필부를꿈꾼적없다 넓고 또 깊은, 땅으로의 回歸다. 그것이 김미경의 화면을 대한 첫 인상이랄 수 있다. 냉정하고 혹독했을 것이 분명한 그 겨울을 애써 보내고도 모자라 아직 채 걷히지 않은 잔설을 헤집고 어린 풀잎들이 드문드문 밟힌다. 또는 허공을 거울삼아 흩날린다. 흐릿하고, 아직 여리며 가볍기까지 하다. 여기서 回歸는 돌아와 쉬고 싶은 정착의 나른함으로서가 아니라 한 번 더 떠나기 위한 채비로서의 서두르지 않는 호흡이라고 읽는 게 더 어울린다. 이를테면 자잘하고 힘없어 보이는 그것들이 아직은 명백한 진로 없이 막연한 세상에 떠맡겨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생명의 출발이라는 의미에서 그 뿌리와 씨앗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리라.. 2017. 7. 25.
20060328-조영남의 새로운 발견 조영남의 새로운 발견20060328/2006년 4월 문화저널 시평유대수/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 비록 결론은 정 반대로 끝나지만, ‘저속한 유행가 가수의 치졸한 전시회’라는 김민기의 오래 된 빈정거림은 수정되어야 한다. 그것이 조영남의 작품을 대면한 내 첫 인상이었는데 말하자면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부르는 화가 조영남’이라고 해야 좀 더 사실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말에도 꺼림칙한 함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만큼 우리는 조영남이라는 대상을 그저 몇 가지 재능과 끼를 가진,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된 연예인 정도로 치부하는데 깊숙이 젖어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선입견을 교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런 뜻에서 오히려 정말 중요한 질문 하나를 음미해 볼 만한 기회를 갖는다. “미술은.. 2017. 7. 25.
20051026-늦어도늦지않다(전주문화재단설립준비위에드리는글) [칼럼]늦어도 늦지 않다 by artwood 2005/11/25 14:53 필부를꿈꾼적없다 전주문화재단 설립 준비위원회에 드리는 글작성일 : 2005년 10월 26일(수)작성자 : (가칭)지역문화활동가 연석회의받는이 : 전주문화재단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 “전주문화재단 설립, 늦어도 늦지 않다” 최근의 전국적 문화지형도를 보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설립을 필두로 많은 문화예술 관련 개혁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중앙중심에서 분권-지역 중심으로, 관치행정으로부터 민간자율 중심으로, 규제-감독 중심으로부터 정책-기획-지원 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비춰 보면, 이제 각 지역은 지역발전을 위한 문화정책의 수립에 있어 지역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안까지를 제시.. 2017. 7. 25.
20051013-임택준개인전-두 평반의 고독에 대하여 [전시]두 평반의 고독에 대하여 by artwood 2005/11/18 16:47 필부를꿈꾼적없다 임택준 개인전 20051013~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서문]두 평반의 고독에 대하여 조금 시적이고 조금 몽상적이지만1), 비유컨대 왜 하필이면 여기서 고독한가에 대하여 그조차도 설명해주지 못했다. “어떤 이유가 있겠지.” 두 평반 남짓의 닫힌 공간으로부터 탐색할만한 의식들은 이 외에도 무수히 많다. 한 발 물러서서 말하자면 이해의 층위가 다른 세계를 굳이 알고 싶어 한 나의 이성이 오만한 탓이므로, 아직 설명되지 않은 ‘어떤 이유’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고독이 사라지는가? 그러므로 이 말들은 ‘그림들’에 관한 보편적 해석이 아니라 없는 세계에 대한 구체적 신체로서의 붓질에 연관된 더듬거.. 2017. 7. 25.
20051013-상상想像의 재현再現, 판소리와 미술의 만남 [전시]상상想像의 재현再現, 판소리와 미술의 만남 by artwood 2005/12/10 17:48 필부를꿈꾼적없다 상상력, 말하자면 예술적 상상력이 우리 삶의 문화가 녹슬지 않도록 반짝이는 윤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허황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결과적으로, 상상력의 가시적 재현 또는 그 재현의 성과가 이 곳에 얼마만큼의 부피와 질량으로 남는가를 측정하기 이전에 이미 상상하는 그것만으로도 여기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기대 역시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오직 상상의 힘만으로도 기성의 고지식한 관성을 견뎌낼 수 있다는 강박을 지닐 필요는 없다. 또는 현실 세계의 계량화된 분석 같은 것과 꿈꾸는 자들의 활력을 맞비교하려는 일들에 그리 연연할 이유도 없다. 문제는 이 쪽과 저 .. 2017. 7. 25.
20050809-전주에 화랑문화는 있는가 2005/08/09 [화랑]전북 화랑의 흐름과 미술의 흐름 “전주에 화랑문화는 있는가?”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는 자신을 소개하는 글의 첫머리에서 “미술 보급의 대중화와 국제교류 증진에 이바지하며 사회적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건전한 미술시장의 육성과 유통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설립(1976년)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 말이 화랑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아니다. 하지만 이 언급은 일반적으로, 실제 대부분 화랑의 주요 기능과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최종적으로 ‘미술시장’ 속에서 ‘유통’의 한 단계를 책임지는 곳이 곧 화랑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의 보급이나 국제교류라는 것이 그렇듯 사회적 책임 운운도 결국은 한 사회 내에서 미술의 생산과 소비라는 경제적 순환 고리를 형성해내는 방.. 2017. 7. 25.
20050714-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몇 가지 고민-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을 중심으로 제 2회 전북민예총 문화정책 대토론회 [참여정부의 문화정책과 지방자치체의 현실]일시;2005년 7월 14일~15일장소;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주최주관;(사)한국민예총. (사)전북민예총. (사)전북지역혁신연구회후원;문화관광부. 전주시=====================================[3분과] 지방자치제와 문화예술지원정책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몇 가지 고민-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을 중심으로 ○ 지난 2004년 6월, 전주에서 참여정부의 지역문화정책과 문화중심도시에 대해 뜨겁게 논의한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꽤 세심한 배려와 충고를 보태고 적잖은 우려와 대안을 말하던 많은 문화예술 정책과 제도들이 산적했고, 그 중 많은 것들이 지금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되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이를테.. 2017. 7. 25.
20050321-‘혁신’의 문화 또는 문화의 ‘혁신’은 가능한가 ‘혁신’의 문화 또는 문화의 ‘혁신’은 가능한가?유대수/미술기획, unani@kornet.net이 글은 2005년 4월호 [열린전북] 에 실릴 예정입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오 베이비’식의 미끈함이나 ‘생뚱맞죠’라는 감탄사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참여정부 들어 ‘혁신’이라는 용어만큼 유행처럼 오르내리는 말도 드물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온 나라가, 사회 전 영역에 걸쳐 혁신해 보겠다고 ‘꺼리’ 찾기에 혈안이다. 그런 혁신에의 앞뒤 없는 몰두가 이러저러한 정책과 사업의 이름을 달고 정신 사납게 흩뿌려지는 걸 보자면 오히려 그 자체로 비/반 혁신적인 나열식 생색내기와 다를 건 또 뭐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혁신이 뭐 별건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공의롭지 못한 작태들.. 2017. 7. 25.
20050317-돌아보다 retrospect & prospect _ 세 개의 삼인전을 통한 전북미술의 회고와 전망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05 초대기획전 _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_02돌아보다 retrospect & prospect _ 세 개의 삼인전을 통한 전북미술의 회고와 전망 ■ 전시개요제 목 : 돌아보다 _Retrospect & Prospect일 시 : 2005년 3월 17일(목) - 4월 10일(일) (25일간, 휴관없음)장 소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전관주 최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학교법인 예원예술대학교후원협찬 : 섭외중책임기획 : 유대수평 론 : 김선태. 손청문. 구혜경참여작가 : 하반영. 유휴열. 박민평. 이동근. 오무균. 이종만. 이흥재. 선기현. 김두해 이상 9명구분 : 지역/자체기획/무료............................................................ 2017. 7. 25.
20041226. 그럴만한,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한 메모 N° 3DECEMBER.26.2004_DECEMBER.27.2004GAFFgolbAng aRt fiLm fesTivaL징후와 징조 sympton & sign2004_12_26(sun) 13:00 √_전위예술의 플럭서스Fluxus 필름 상영 _플럭서스 예술가들과 플럭서스 필름에 관하여2004_12_27(mon) 13:00 √_Amores Perros 상영 _전영화담 電映畵談장소_홍지문화공간(홍지서림 지하) 그럴만한,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한 메모2004. 3th골방-전영화담-징후와징조유대수/판화가 1. 그물에서 헤엄치기 고기떼, 그들은 별 생각 없이 무리지어 헤엄칠 뿐이었다. 어느 순간 그들은 갑자기 그들의 머리 위로 던져진 거대한 그물을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서서히 수.. 2017. 7. 10.
20040619. 차이 형형색색 20040619. 차이 형형색색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01. 차이 形形色色전. 2004. 06. 19-07. 11.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우리가 겪는 동시대 미술의 변화는 사회적 의식의 변화인 동시에 태도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문화적 질료와 소통장치communication process의 적절한 안배 전략의 변화이기도 하다. 이런 종류의 변화에 뒤따르는 다양한 미디어의 개발과 확장 속에서 다시금 우리의 지나온 삶의 궤적을 거슬러 태생적 의미의 ‘그리기’에 대한, ‘만들기’에 대한, 말하자면 ‘미술의 시작’에 대한 새삼스런 질문을 하고자 한다. 차이-무엇이 어떻게 다른가?그러한 질문의 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게 될 이번 전시에서 던지는 화두는 ‘차이’이다. 여기서 ‘차이’는 출발지점으로부터, 그 위치와.. 2017. 7. 10.
20040606.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 과연 가능한가? 20040606.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 과연 가능한가? [참여정부 지역문화정책 평가 대토론회-지역문화정책과 문화중심도시] [4분과]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의 가능성과 역할 및 전망유대수/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 왜 문화인가? 국가균형발전, 지역의-분권과 혁신이라는 전사회적 의제가 ‘문화’를 등에 업고 질주한다. 가히 꿈에 그리던 ‘문화의 세기’가 목전에 이르렀다고 할만하다. 아직은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근대적 자본주의 개발전략 속에서 언제 한번 질 높은 문화적 삶의 향유에 눈 돌려 볼 틈 없던 지난날을 회고한다면 이는 분명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로부터 쏟아지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 책정과 문화혁신 정책들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것만.. 2017. 7. 10.
20040416. 느리게 사색하는 연습-그 겨울나기 20040416. 느리게 사색하는 연습-그 겨울나기문화저널 2004년 5월호 [전시리뷰] 제 2회 김영란 개인전/20040416-0422/전북예술회관 1층 2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지금의 삶은 언제나 이후의 삶을 위한 '원형적 존재'가 된다. 원형은, 예비된 순환을 위해 채워진 어떤 것들을 스스로가 기꺼이 지워냄으로써 역설적으로 재생과 환원, 자기 치유의 맥박을 지속시킨다. 뭇 생명들의 고요한 침잠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런 재생과 치유의 순환 고리를 더욱 촘촘하고 섬세하게, 그러나 유연하고 느릿하게 지켜내고자 하는, 저채도의 색조를 켜켜이 쌓아가며 자신의 삶에 대하여 자문하고 자답하는 관조적 정서에 고정되어 있다. 화면은 공허하며 고요하다. 넓이.. 2017. 7. 10.
20031223. 天竺國에 대한 112개의 風景畵 20031223. 天竺國에 대한 112개의 風景畵문화저널 2004 01호 시평. 다섯사람 여행도/031217_1231/서신갤러리 1. 인도"인도 印度 (India), 남부 아시아에 있는 나라. 수도는 뉴델리, 언어는 힌디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한다. 면적은 316만 6414㎢, 인구는 10억 476만 1000명(2002). 아시아 문명의 원천으로 불교가 발상한 곳이며, 천축(天竺)이란 이름으로 예부터 알려진 곳이다. 1974년 8월 15일 3세기 반에 걸친 영국의 지배를 벗어나 독립한 민주국가로, 영국 연방을 구성한다. 국토면적은 세계 7위, 인구는 세계 2위, 나라꽃은 파파베르이고 통화단위는 루피(Rupee, Re)를 쓴다." 인터넷 검색창에 '인도'를 집어넣으면 0.5초만에 접하게 되는 이런 식의 설명.. 2017. 7. 10.
20031208. [문화비평] 미술 단상 20031208. [문화비평] 미술 단상새전북신문 2003 12 08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른다(라고 스스로 털어놓곤 하는데, 이 말은 다른 예술/문화 영역에 대한 대화의 빈도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미술'에 대하여 얘기할 기회/꺼리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고백일 것이다). 또는 겸연쩍은 미소를 날리며-그러나 전혀 부끄럽지는 않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는 그림을 볼 줄 모른다.' 음악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을 줄 모른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다. '미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시각이미지'를 다루는 예술적 표현형식의 하나이며, 시각 이미지란 일차적으로는 '보이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개인적 진술(아직은 합의되지 않은)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볼 줄 모른다'는.. 2017. 7. 10.
20031201. 하늘 끝, 땅 끝, 한 점 신선의 섬 20031201. 하늘 끝, 땅 끝, 한 점 신선의 섬 제 85회 백제기행-경남 남해. 문화저널 2003년 12월 아직 바다는 보이지 않고, 나는 그저 무심한 눈짓으로 강줄기만 더듬고 있었지요. 창밖으로 말없이 스치는 섬진강은, 어느 시인이 노래한 서정과는 또 다르게 굳이 보랏빛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일이었습니다. 한번 지나온 길은 결코 뒤돌아보는 일 없는 강물이 그런 것처럼, 나 역시 남겨 두고 온 세상의 뒷일이야 어쨌거나 미련 없다는 투로 하나씩 둘씩 머릿속에서 지워가고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바다를 향해 떠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강물이 지나온 저 어디쯤이 세상의 시작이었다면 바다는 종종 모든 것들의 끝이 되곤 하지요. 어딘가를 향해 떠나는 마음 말고 무엇.. 2017. 7. 10.
20031016. 골방에서 꿈을 꾸다 20031016. 골방에서 꿈을 꾸다골방영화제 서문유대수/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 왜 골방인가? 냄새가 난다. 그렇게 표현될 것이다. 엎어지거나 뒤집어지거나. 낮게 드러누운 꿈들은 오직 방사하는 빛의 몽환에만 의지할 뿐 어떤 다른 생각은 없다. 평평한 모니터이자 동시에 깊숙한 공간인, 단지 네모진 규격의 한정일 뿐이지만 말하자면 무한대로 확장 가능한 세계로의 변환을 털털거리는 프레임의 연속 동작으로부터 감지한다. 아니 구축한다. 골방은 다만 어둡고 칙칙하며 좁아터진 냄새만은 아니다. 비켜 앉은, 안방은 아니지만, 반질거리는 자본의 공습이나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스펙타클과는 애당초 인연이 없는 삶이라고 해서 그 자유로운 피의 비등점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렷한 눈들이 살아있음으로 해서 더욱 그렇.. 2017. 7. 10.
20030922. [문화비평] 두 번째 질문-새로운 연대, 예술, 지역 20030922. [문화비평] 두 번째 질문-새로운 연대, 예술, 지역새전북신문 2003.09.22 지면이 좁아 길게 말하지 못함을 이해 바랍니다. 결국 지역의 '새로운' 민족문화예술인들의 집합적 연대의 틀이 만들어지고도 한참을, 우리는 별다른 소통의 결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로서야 내부의 논의를 엿들어 볼 기회도 근거도 없으므로, 그래서 어떤 종류의 예술생산/실천 또는 비평에 관련한, 이를테면 '미술과 미술 내적인 문화에 대한 문맥의 확보와 담론의 형성에 주력함으로써 현실의 제도미술문화를 개혁할 정책들을 생산하는 지점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와 같은 방식의 대화가 오갔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저의 여전한 관심은 무엇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형식의 문제보다는 그것을 '왜 하느냐? 왜 했느냐?.. 2017. 7. 10.
20030825. [문화시평] 민예총 유감 20030825. [문화시평] 민예총 유감새전북신문 030825 지난주에 바로 이 지면을 통해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을 창립하기로' 하였다는 사실을 꽤 자세하게 설명하셨더군요. '지난 2000년 5월 ‘전북문화개혁회의’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북지역 민족문화예술인 연대모임이 그 닻을 올린 바'있음으로부터 '발전적 해체'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새로운 전북지역 민족문화예술인 연대모임 창립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의 내용까지도 말입니다. 제 눈에는 그것이 어떤 모양의 그릇을 만들어 낼 일인지 또는 어떤 색깔의 발언/담론의 지점에 안착할 것인지 등등의 고민에 미처 다다르기에 앞서 매우 친절한, 뜬금없는, 이를테면 '민예총 찾아오시는 길'을 안내 받은 셈입니다. 어느 모임의 총회장에서나 있을 법한 '경과보고' 형태의.. 2017. 7. 10.
[리뷰]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허무의 무게-유대수 목판화전 20030723. [리뷰]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허무의 무게-유대수 목판화전채우승 20030723 작가는 오랜 동안 아주 친하게 지내온 동생이다. 한때 ‘작업실 사람들’이라는 모임도 함께 했고 지금은 ‘지역작가 포럼’이라는 소수인원으로 이루어진 모임을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구질 자질한 인연 때문에 서로 자주 마주치며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알게 되었다. 그는 거의 5년이라는 시간을 작업과는 상관없는 일들을 해왔고, 그 동안 솔자리에서 간간히 이런 말들을 내뱉었다. ‘작업에 목매고 싶지는 않다. 작업하는 것이 분명 가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미술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정신병적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작업을 한다는 것이 미술판 안에서 전제된 미술적 문맥에 휩쓸리는 유행.. 2017. 7. 10.
20030630. [문화시평] 이미지와 공간의 네트워크를 위하여 20030630. [문화시평] 이미지와 공간의 네트워크를 위하여새전북신문 030630 '지난 몇 주간 전주의 미술은 풍요로웠다.' 라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가 경험한, 사적인 반경 안에서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미술과 관련한 '담론'이 풍요로웠을 것이다. 그것이 우호적인 의미에서든 눈살 찌푸리는 배타적인 태도였든 간에 말이다. 한편으로는 몇 개의 굵직한 전시들이, 또 한편으로는 도립미술관을 비롯한 '공간'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토막난 채로 흘러 다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풍성해 보이는 담론들은 여전히 별다른 긴장감을 유발시키지 못하는, 맹숭하고 덤덤한, 김빠진 맥주같은 것일 따름이었다. 그런 풍성함에 대하여, 개개의 형태나 질의 문제를 일일이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2017. 7. 10.
20030519. [문화시평] 미술, 공공적 의제화하기 20030519. [문화시평] 미술, 공공적 의제화하기새전북신문 2003 05 19 며칠 전 서울에 계시는 선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늘날 우리 미술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미술인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위한 모임(가칭 미술인회의)을 추진중이며,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미술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논의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그러니까 제반 예술 정책의 검토, 비판, 제안을 위시하여 바람직한 공공미술제도의 정착-의 노력, 미술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연구와 실천, 국공립미술관 개선방향, 미술인 복지 및 창작 환경의 개선 등의 실천과제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창립 준비위원으로 참여해 주었으면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이 보다 훨씬 더 오래 전, 전주에서 활동하.. 2017. 7. 10.
20030409. 이미지로 만나는 도시 20030409. 이미지로 만나는 도시 도시, 모던하고 동시에 글로벌한, 철기문명들, 동력, 그리고 경계. 피할 수 없는 나의 과거, 둔탁한 기호들,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그러나 고급하게, 곧 죽어도 우아하게 폼 잡으며 저무는 이미지. 한국'적'이라는 의미-특히 시각 이미지를 중심으로-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전제로서, 한국 또는 한국인의 미적 감성을 형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요소들에 대한 점검과 이해가 필요하다. 질문은 단순하다. '도대체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곧 '한국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한국적인 어떤 것'들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으며, 개항이래 근대 100년을 겪으며 구축해 온-구축시킨-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복합적으로 작용한 이미지-물리적인.. 2017. 7. 10.
20030324. [문화비평] 니들이 예술을 알어! 20030324. [문화비평] 니들이 예술을 알어!새전북신문 2003 03 24 미술의 가치 또는 존재방식, 또는 활동방식 같은 것들에 관련한 심사숙고, 미련하게도, 어쩌면 질문 같은 것, 여전히,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그러니까 무슨 내용을 어떻게 그리든 그것은 작가 마음대로, 순수하게, 그런데 보는 것 또는 읽는 것은 보는 사람 또는 읽는 사람 마음대로, 그렇게 편안한, 안전하게, '미적 가치의 존재론적 절대성과 선험적 항구성', '미와 예술에 대한 형이상학적 탐구나 예술가 개인의 심리적 측면에 대한 탐구', 등등등, 니들이 예술을 알어? 말하자면, 관계하거나 소통해야 할 별다른 조건이 발생하지 않는, 아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것들. 그럼에도, '예술가는 사회나 역사로부터 벗어난 고.. 2017. 7. 10.
1998. 용머리고개 20130312. 용머리고개 아마도, 용머리고개와의 질긴 인연은 태어났을 때부터 였을테니 길다면 긴 세월이다. 젊은 시절 잠깐 자리를 비운 것 말고는 아직껏 이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무슨 특별한 애정이 있음은 아니지만 별다른 의미없이도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한참을 남아 있지 않을까 한다. 말하자면 나는 어느 한 곳을 오래도록 응시하는 일은 그런대로 견뎌내지만 한 시절, 흉흉한 속도를 따라잡는 데는 별로 익숙치 못하다. 그래도, 어쨌든 또 다른 시작이다. ... 1998. 용머리고개 오르기. 15*11cm. 한지에 목판 2017. 7. 10.
20030216. [문화비평] 문화권력을 나누기 20030216. [문화비평] 문화권력을 나누기새전북신문 2003.02.16 적어도 내가 사는 '지방'에서는, 요즈음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지방분권에 관한 논의들이 자못 심각하다. 그 복잡다단한 속내를 미주알 고주알 알아채고 있기에는 내공이 한참 모자라는데다가 내 전공 밖의 일이려니 하고 별 관심이 없던 중에, 이 참에 아예 '문화분권'도 필요하리라는 대목에서는 어찌 귀가 솔깃하여 마음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소위 문화라는 것도 서울로, 서울로만 몰려있구나 싶었다. 사람 많고 돈 많은 곳이다 보니, 공공 인프라는 말할 것도 없고 민간에서 운영되는 것들만 해도 대한민국 어디에 견줄 수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서울은 볼 것 많고 누릴 것 많아서 좋겠다 싶었다. 그.. 2017. 7. 10.
20030105. [문화비평] 건물, 작품, 그리고 사람들 20030105. [문화비평] 건물, 작품, 그리고 사람들새전북신문 2003.01.05 밀레니엄의 세 번째 해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남다른 감회를 준다. 변화의 시기라는 게 사실 연말, 연초에만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이맘때면 항시 조금이라도 무엇인가가 달라지기를 바라고, 희망과 꿈과 약속들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지난 몇 달간 미술에 관련된 얘기들을 적지 않게 흘려 놓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돌아보면 또 그게 빈산의 메아리인 듯 허탈하기도 하다. 새로움이란 것이, 적어도 미술에서는 그리 낯선 언어는 아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해석,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접근하고 노력하는 일이 미술적 사고의 임무라.. 2017. 7. 10.
20021124. [문화비평] 공공미술에의 접근 20021124. [문화비평] 공공미술에의 접근새전북신문 2002.11.24 * 이 글은 미술평론가 최석태씨의 글 일부를 인용, 압축한 것입니다. 현대미술은 예술을 전문가의 특수한(독창적인) 활동(창조)의 영역으로 한정하는 것으로부터 이미 자기모순을 배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은 적어도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관계나 필요, 요청과 무관하게 매우 사적인 것이며 개인의 특수한 재능의 자유로운 표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그것은 개인보다는 집단을, 공동체의 관심과 이익,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염두에 둔 개념인 ‘공공’의 지점과 만나면서 일정한 모순과 상호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자율성을 자기존립의 근거로 삼아온 현대미술이라 해도 결국 시대, 사회적 조건과 무관할 .. 2017. 7. 10.
20021006. [문화비평] 미술유감 20021006. [문화비평] 미술유감새전북신문 2002.10.06 미술은 구차하다. 그림 그리기라는 유희가-가끔은 모종의 신념에 가득 찬, 자본주의 시민사회의 틀 속에 빛나는 예술 제도로 자리잡은 이래 지극히 개별적인, 관념의 일루젼으로서의 미술은 구차스럽다. 아니 어쩌면 화가라는 존재가 구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흔히 근대라고 부르는 체제 유지의 합의 속에서 미술을 한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자본적 삶의 방식과 예술적 이상의 실현을 동시에 요구한다. 그렇게 한데 버무려진 미술 실천의 삶이란 몇몇 잘난 화가들을 제외한다면, 말 그대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무거운 짐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미술 또는 화가들의 상대적 필요는 여전하며 사회적 장치의 하나로 그 기능을 지속해 간다. 또는 지속시킨다. 이.. 2017.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