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6. 골방에서 꿈을 꾸다
골방영화제 서문
유대수/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
왜 골방인가?
냄새가 난다. 그렇게 표현될 것이다. 엎어지거나 뒤집어지거나. 낮게 드러누운 꿈들은 오직 방사하는 빛의 몽환에만 의지할 뿐 어떤 다른 생각은 없다. 평평한 모니터이자 동시에 깊숙한 공간인, 단지 네모진 규격의 한정일 뿐이지만 말하자면 무한대로 확장 가능한 세계로의 변환을 털털거리는 프레임의 연속 동작으로부터 감지한다. 아니 구축한다. 골방은 다만 어둡고 칙칙하며 좁아터진 냄새만은 아니다. 비켜 앉은, 안방은 아니지만, 반질거리는 자본의 공습이나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스펙타클과는 애당초 인연이 없는 삶이라고 해서 그 자유로운 피의 비등점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렷한 눈들이 살아있음으로 해서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골방은 차라리 모든 어미의 자궁처럼 온전한 출발지가 된다.
실험한다는 것 또는 예술
많은 예술(적 형식들)은 실험하는 자체로 그 업을 잇는다. 그것은 더 나은 어떤 완결을 위한 순환적 과정의 절차로만 존재한다기보다는 이미 자신의 육체에 각인시킨 원론적 의미의 가치와도 같다. 세계를 인식하고자 하는 하나의 형태로서의 시도가 가끔은 기왕의 세계를 간섭하고 삼투하여 종내는 전체를 포섭하기도 한다. 무엇이 무엇을 장악하거나 규정짓겠다는 말이 아니다. 모든 시도들은 생경하게 거친 호흡만큼이나 자기 자리에서 살아남을 근거가 있으며 그러한 근거로 인하여 세계를 사는 많은 삶의 태도들은 그나마 테두리를 갖게 된다. 세계의 경계. 이를테면, 창조적 상상력은 예술을 단지 예술 모듈의 분석이나 코드의 탐미 정도에만 머무르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가장 현실적으로, 낡은 카펫과 낙서 투성이의 복도처럼, 이미 곳곳에 섞여 들어와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 식으로 화면은 그다지 거대해져야 할 이유를 갖지 않아도 좋다.
다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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