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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

20160615-2016 JIFF 전문가의견 조사_유대수

by PrintStudio86 2017. 7. 26.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전문가의견 조사


안녕하십니까? 본 조사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향후 발전방안을 마련하고자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입니다. 질의문항은 2015년 전문가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선별하였으며, 또한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변경된 운영방식에 대한 질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질문에 대하여 서면 또는 구두로 응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응답내용은 연구목적으로만 사용됩니다.

조사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주대학교 연구팀 063)220-2591



1.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은 독립영화, 대안영화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이러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안이 필요한지 의견을 제시해 주십시오.


>>> 출발 당시부터 내세운 슬로건이 자유-독립-소통이었고, 디지털-독립-대안영화를 중심으로 다루겠다는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지프)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부산의 종합-시장적 성격과 부천의 판타스틱을 우회하는 새로운 지점 찾기에 다름 아니겠으나 당시 파격적으로까지 보인 ‘래디컬’을 전주라는 보수적 전통문화 도시에 나부끼게 한 덕분으로, 전주시민의 문화적 ‘충격’은 상당했다고 기억한다. (뒤따른 한옥마을의 성공과 함께 전주라는 도시의 느낌과 색깔을 바꾼 상당한 계기와 역할을 수행한 게 바로 지프다.)


지프의 방향성이 비주류, 난해한, 실험적인, 신작 등등의 키워드로 설명되고 있어 대중성보다는 전문성, 일반인보다는 전문가-장르 관계자 층에 호응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영화를 위한 영화, 영화인들이 즐기는, 영화 내부의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이 말은 일정한 대중적 호응을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할 텐데, 어쩌면 대중적 시선(눈높이?)을 확장시키거나 관심영역을 다양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주최자인 지자체나 일부 시민 영역에서(또는 지프의 ‘시민-참여-축제’ 부분을 아예 내려놓을 수는 없을 지프 관계자들의 딜레마를 포함하여) 프로그램의 선정-배치 문제에 시비를 걸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돈으로 왜 영화인들만 즐기냐’라는 받아주기 힘든 발언들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17년의 경험과 내공으로 충분히 방어하거나 설득시킬 논리를 이미 지녔겠지만,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가 좀 더 분명한 색채, 주제의 집중 속에서 코드의 다변화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이를테면 지프가 곧 ‘저예산 독립영화(인)의 축제장’이 된다거나 ‘실험영화(experimental film)의 실험장’이 된다거나 ‘독특한 애니메이션의 집합장’이 된다거나 식으로 말이다. (지프 전체를 장악한다기보다는 지속적인 부분적 축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다만 영화제 출범 당시에는 비주류였던 디지털영화가 2010년대 들어서는 주류가 되다 못해 필름영화가 고사한 상황이라 이 부분에 있어서 고민을 한 적도 있다.”(나무위키)는 언급을 두고 보자면, 이제는 일상화, 당연시되어버린 ‘디지털’ 측면은 굳이 지프에서 강조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결국 독립-대안-실험의 영역이 남게 되는데, 또 다른 측면에서 ‘디지털’은 변화된 환경과 미래지향의 ‘실험’을 시도해볼만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한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이 생활문화를 뒤바꾼 것처럼. 예를 들어 ‘웹 콘텐츠’의 활용?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동시적 상황 연출? 미래기술과의 결합? (거꾸로 ‘필름’에 대한 애정이나 영화의 본질적 문맥만을 더! 강조해버리는 전략 구사도 상상할 수 있겠다.


2.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에 관한 질문]

국내의 여타 영화제(부산 · 부천 · 제천 · 여성영화제 · DMZ다큐영화제)와 비교하여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떠한 위상을 지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 1번항의 여러 언급으로 대체.


3.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장소에 관한 질문]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와 달리 개최 장소를 일부 변경하여 운영합니다. 다시금 ‘영화의 거리’로 집중하여 개최하는 것은 영화제 운영의 효율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요? 행사 장소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해 주십시오.


>>> ‘영화의 거리’라는 이름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당연히 ‘공간의 집중’이 필요하다. 누적되는 ‘역사(적 경험)’의 측면도 있다. (전년도의 경우 실패로 본다.) 모든 ‘행사’가 그러하다. 전주라는 도시는 그리 크지 않다. ‘크지 않은 도시’를 장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분산시키는 게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와 남포동이라는 공간 구분으로 지역민들의 이해요구가 걸려 다툼이 있었다고 들었다.) 마찬가지로 분산(의 주장)의 근거는 아마도, 도시 곳곳을 골고루 방문하게끔(그래서 ‘자기 동네’에도 콩고물(!)이 떨어지게끔) 하려는 것일 게다. 그러나 (특히 지프의 성격상) 그것은 해당 행사의 목표가 아니라 지자체(또는 지역이기주의)의 목표일뿐이다. 사업의 초점을 명확히 하는 데에는 ‘장소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경제 활성화? 전주라는 도시에서 지프가 개최되는 것 자체로 이미 경제(그 이상의)는 소기의 성취를 이룬다. 1번항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주제의식에의 집중, 그리고 장소성이 어우러져 이미지가 제고되고 방문율과 재방문율을 증가시키는 것. 중요한 건 ‘전주 전체’라기보다 지프를 생각하면 ‘거기’라는 구체성을 떠올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


4.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포커스 운영에 관한 질문]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포커스’는 작가, 주제, 국가로 나누어 세 가지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 필립 그랑드리외: 영화언어의 재발견 - 작가 특별전

● 세익스피어 인 시네마 - 주제 특별전

● 모던 칠레 시네마: 라틴 아메리카의 새로운 영토 - 국가 특별전

이처럼 스페셜포커스 프로그램을 다변화하여 소개하는 방식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해 주십시오.


>>> 이번 지프 세부 프로그램을 적극 경험하지 못해서 답변이 어렵습니다. 독립-대안-실험의 정체성 아래 작가적 발견이나 연구, 지리적(환경적?) 특성의 탐험 등은 권장할 만 하다 생각합니다.


5. [전주국제영화제 시민참여에 관한 질문]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야외상영장을 영화의 거리 안에 마련하고, 야외상영장 가까이에 파티와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위한 공간인 ‘지프 스테이지’를 설치함으로써 시민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폐막식을 무료로 시민에게 개방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전주 시민들의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주십시오.


>>> 예를 들어, 지프를 영화 안(영화 자체 또는 극장 구조)과 영화 밖(야외, 축제라는 말, 시민-대중성)으로 구분해본다. ‘영화 안’은 지프의 전문가 그룹이 해결할 일, 밖의 문제는 접근법이 매우 다양할 터, 실천 가능/불가능 여부를 떠나 자유로운 상상-기획의 자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영화제를 영화제답게’라거나 ‘영화제를 핑계 삼은 시민놀이판’같은 식의 기획공모?)


예전 지프의 일정 회차 중, 지역 예술가 참여를 독려하는 콘텐츠가 있었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데, 지역민-문화예술계 등이 참여 가능한 공간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앞에서 굳이 ‘공모’라 예시한 것은, 이를테면, 지프 자체에서 모든 걸 기획-연출해서 완성된 그림을 내놓고 ‘구경(이나) 오세요’의 방식이 아니라, 장(場)을 준비하고 대강의 울타리를 제공한 다음, 시민들이 기획과 연출의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완성품을 이루게끔 할 수도 있다는 것. 지프라는 중심 기둥을 두고, 그것을 더 풍성하게 하는, 데코레이션의 영역을 시민 영역에 개방(!)하는 식의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