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6-제8회 익산어울림포럼
[토론문]서동에서 역사로-주민공동체의 활력 있는 삶을 위하여
유대수/(사)문화연구창 대표
- 발제자의 표현처럼 현대의 축제(祝祭)는 “축(祝)의 의미만 남아 즐기는 형태”이자, “특정한 의미의 주제를 갖추고 대중들에게 유희거리를 제공하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관광객의 참여 동기 및 축제의 기본 속성을 “일탈성, 유희성, 화합/사교성, 장소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축제를 준비하는 자가 좀 더 깊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장소성-장소적 속성을 반영한 지역 문화체험 및 지식 습득’에 있을 것이다.
- 지역축제의 한 형태로서 서동축제의 위치와 위상은 특정 예술 장르를 표방하거나, 또는 공간 환경이나 자연생태 등을 활용한 관광-산업적 측면을 강조하는 식의 축제가 아닌 문화유산과 연계한 전통 계승적 측면이 강조된 축제라 할 수 있으며 또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발표-놀이형, 문화체험형 행사를 통해 공동체 의식 고양에 무게중심이 있다고 보인다.
- 그런 측면에서 이번 익산서동축제2012의 주제 구성을 요약하자면 ‘백제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역사체험의 장’이 한 축이 되고 ‘주민 참여형 생활문화 향유의 장’이 다른 한 축이 된다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 지점들이 곧 익산 대표축제로서의 서동축제가 지향해야 할 목표점이라 생각한다.
- 따라서 서동축제는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주민공동체의 활력 있는 삶을 펼치는 공간”이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 여기서 검토되어야 할 지점은 ‘서동(설화)’과 익산시와의 관계설정 및 ‘사랑’이라는 테마의 적절성이 될 것이다. 서동설화 자체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익산시를 대표하는 주민참여형 축제로서 위상 정립을 위해서는 좀 더 확장된 개념 설정이 필요하다. 익산시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사랑’의 경우 역시 막연하고 추상적이며 춘향제(남원) 등이 가지는 대중성에 비교될 때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이번 축제의 메인 컨셉인 ‘백제의 숨결’에서 드러나듯 백제권, 백제문화를 좀 더 넓게 포괄하는 영역을 개척할 수 있으며 서동설화의 경우 그에 소속되는 별도의 장, 보조영역으로 구성하는 방향도 검토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이 점은 발제자의 지적처럼 서동축제를 통한 익산시의 다양한 문화, 관광자원 연계 전략 차원에서 고민되어야 할 부분으로, 예를 들면, 왕궁리, 미륵사지 등이 좀 더 전면에 나서고 서동설화 등을 교차, 결합해내는 역사문화 기반 축제 설계가 가능할 수 있으며 이번 축제에도 선보인 무왕제례, 무왕의 전사들 등 컨셉을 좀 더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또한 익산시민축제로서의 의미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준 ‘서동선화행차 시민퍼레이드’의 경우 축제의 상징으로, 대표상품으로 키우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공동체 의식의 고양 측면에서 참여율과 호응도가 높은 시민퍼레이드를 강화하고 세밀한 연출로 보완하여 축제의 대표상품으로 성장시키는 방안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 주민참여 행렬에 더하여 역사문화의 드라마적 연출을 가미한 전문성 있는 기획 행렬의 추가 및 익산시 외 지역의 참여 유도(특히 예술단체 등) 등이 함께 시도되고 우수행렬에 대한 경연-시상 개념을 적극 강화한다면 대형 시민퍼레이드로의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인다.
- 이를 통해 주민참여형 축제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을 만들고 익산시를 중심으로 주변 일대의 백제문화-민중설화를 교집합해내는 익산시만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주제의식과 역사성을 강화한다고 느낀 ‘서동마당’이 이번 축제의 메인이고 사랑마당과 참여마당은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인다. 그러나 서동마당의 경우 규모와 내용면에서 집중력 있는 핵심콘텐츠를 갖고 있다고 보이지 않으며 퍼레이드를 제외하면 특성화 되지 못한 군소 프로그램의 나열로 느껴져 여타 축제와의 차별성이 떨어지고, 내부 프로그램간에도 확실한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 역발상으로, 참여마당을 메인으로 설정하고 주민참여 프로그램의 내용에 백제 역사문화 또는 서동설화, 불교문화 등이 해석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기획집단과의 공동연출 형식을 진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3개월의 기간을 설정하고 커뮤니티아티스트 및 문화강사들이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체험형 프로그램을 사전 가동하여 그 결과물로서의 주민 단위별 성과 발표의 장이 곧 참여마당의 각 섹터를 채우는 방식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 행사 추진주체의 과감한 판단이 필요한 대목으로, 치밀한 기획과 연출을 동반한 킬러콘텐츠 이외 행사는 과감히 삭제하는 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시민공원으로서 각종 기반시설,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중앙체육공원이 축제 행사를 펼치기에는 매우 만족스럽고 편리한 공간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축제의 내용과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넓은 영역을 모두 사용하려고 하는 과정에 오히려 축제의 각 파트들이 혼란스럽게 분산되는 역효과를 보였다고 판단된다. 축제 행사의 컨셉과 무관하게 보이는 불필요한 내용의 부스-코너들이 정밀한 동선계획 없이 배치되어, 마치 공원의 모든 길목과 공간을 억지로 메꾸려 한 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 따라서 일정 구역을 제외하더라도 단일 공간에 촘촘하게 배열하여 축제 공간 입구에서 출구까지, 메인프로그램과 보조프로그램의 구분을 포함하여, 각 테마별 영역을 자연스럽게 순회할 수 있는 동선계획이 치밀하게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 발제자는 SWOT 분석을 통해 서동축제의 강점요인으로 퍼레이드, 백제문화 이해의 기회 제공, 접근성 등을 들고 있으며 기회요인으로는 한국전통을 경험하려는 외국관광객 수요 상승, 공중파 사극비율 상승, 테마여행 수요 확대 등을 들고 있다. 또한 약점 요인으로 축제 대표이미지 창출, 프로그램 차별화, 지역관광 연계 등의 전반적인 미흡을 지적한다.
- 또한 축제 발전방안으로 대표 콘텐츠 강화를 통한 체류 유도, 축제 참가자 모두의 참여를 통한 이슈메이킹, 지역 연계를 통한 외연 확장, 축제 공간에 대한 중장기 설계 등을 제시하고 있다.
- 이러한 요인과 지적들의 종합은 곧 앞서 강조한 대로 익산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서동축제가 ‘역사체험의 장’이자 ‘생활문화 향유의 장’이라는 목표지향점을 명확히 가질 필요가 있다는 평가에 상통한다고 생각된다.
- 익산의 대표축제를 넘어 한국의 대표축제, 세계적인 축제가 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면, 여전히 깊게 고민하고 또 섬세하게 점검되어야 할 부분은 역시 주민 중심의 생활문화의 적극적 발현이며 동시에 역사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해석을 통한 콘텐츠의 개발에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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