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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

[시평]목판화 앞에서_이필종

by PrintStudio86 2017. 7. 3.

목판화 앞에서

이필종/시인


예술은
'똥꼬에서 우주를 꺼내는 일'이라고 한다.

우주라!

문득, 눈길 닿는 '그곳'에 생각이 멈추면

한 폭 한 폭에 그림으로 담는다

상상하고 부유하며 바라본 것들이

진정의 관조로 남기를 기대하며

굴곡진 선들 앞에서

슬픔보다 더한 소리 없는 눈물을 흐느꼈을 것이다.


우주이여라!

누군가에게, 어디선가는 다른 의미가 될지도 모를 일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는 일

정녕 당신도 선택에 고뇌를 삼킬 것이다

'바깥에서, 우주를 바라보다'라는

그 속에 또 다른 우주를 바라보는 고독함


'개암사 당간지주'

'꽃무릇'

'환희'

'망해사'의 목판화들

그의 손끝에 피멍이 들고

그림 속에서 숨소리가 들린다.


우주는 아름답다

똥꼬에서 우주를 꺼내는 일

그것은 생명의 잉태, 예술로 영원히 빛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