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 Column

[작가노트] 바라보다_유대수목판화전ㆍ일곱 번째 "예술은 똥꼬에서 우주를 꺼내는 일이니까."그림에 힘겨워 하는 내 등 뒤로 놀림인지 질책인지 모를 딸의 경구가 꽂힌다. 우주라. 킥킥대다 말고 자못 심각해졌다. 그렇군. 나는 그저 상상하지만 누군가에게, 어디선가는 다른 의미가 될지도 모를 일.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는 일. 만만한 삶은 어디에도 없다. 바라보다‘무기력’이라고 쓰면 너무 비참해질 것 같지만 세상에 건넬 말이 별로 없었던 건 사실이다. 봄을 견디고 다시 겨울을 맞기까지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예술은 사회의 위무가 되지 못하고, 자본의 영악한 들뜸이 눈물도 갉아먹는 세상. 표현하기 어려웠다. 부유하며 바라보는 일이 다만 진정(眞情)의 관조(觀照)로 남기를 기대할 뿐. 돌아보면 나 역시 ‘하나의 바.. 더보기
[시평]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바라보다_김정경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바라보다 -유대수 판화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에 부쳐김정경/시인 사내는 난로 옆에서 국화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문 밖에는 벚나무 꽃잎 같은 함박눈이 내리고 그의 작업실에는 때 아닌 꽃이 계속해서 피어났다. 304개의 꽃송이라고 했다. 세월호 희생자의 목숨 대신 나무에 새긴 꽃이었으나, 이번 전시회 기간에 맞춰 완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구부정한 어깨 너머로 사내가 바라보았던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에 밟혔던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이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을 닮은 종이 위에 찍혀 있다. 그의 발밑에는 꽃이, 눈앞에는 나뭇가지가, 머리 위에는 하늘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틈으로 바람이 불어들고 때로는 사람들이 그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왔다가 나갔었나 보다. 손끝에.. 더보기
[시평]목판화 앞에서_이필종 목판화 앞에서이필종/시인 예술은'똥꼬에서 우주를 꺼내는 일'이라고 한다. 우주라!문득, 눈길 닿는 '그곳'에 생각이 멈추면 한 폭 한 폭에 그림으로 담는다상상하고 부유하며 바라본 것들이진정의 관조로 남기를 기대하며굴곡진 선들 앞에서슬픔보다 더한 소리 없는 눈물을 흐느꼈을 것이다. 우주이여라!누군가에게, 어디선가는 다른 의미가 될지도 모를 일아무 것도 아닌 것이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는 일정녕 당신도 선택에 고뇌를 삼킬 것이다'바깥에서, 우주를 바라보다'라는그 속에 또 다른 우주를 바라보는 고독함 '개암사 당간지주''꽃무릇''환희''망해사'의 목판화들그의 손끝에 피멍이 들고그림 속에서 숨소리가 들린다. 우주는 아름답다똥꼬에서 우주를 꺼내는 일그것은 생명의 잉태, 예술로 영원히 빛나라 더보기
[전시] 유대수 일곱 번째 개인전 - 바라보다 20141219-1228 판화가가 바라본 2014년은 어떤 모습일까? 중견 판화가 유대수 씨(50)가 일곱 번째 개인전 ‘바라보다’를 연다. 19일(금)부터 28일(일)까지 열흘 동안 전주 동문거리에 있는 복합예술공간 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유 씨는 최근 작업한 25점을 비롯해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식은 19일 오후 6시. 세월호 참사, 구 전북도청사 철거 등 사회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 해를 보낸 유 씨가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어수선한 ‘지금의 시대’와 그래도 희망을 주는 ‘곁에 선 사람들’을 담고 있다. 생명의 간절한 외침에도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는 세상. 촘촘하게 뻗은 느티나무 가지와 이파리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오히려 황량하고(하늘·2014), 마당 한쪽에 우직하게 서 있는 당간지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