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2022-2024]
너는 무엇이냐. 어디서 왔느냐. 돌에게 묻는다. 우연히 마주친 엄지손가락만 한 돌-맹이가 차마 대답을 할까 싶지만, 그러면서도 어쩌면 그가, 그도 나처럼, 나보다 더 오랫동안, 인연생기因緣生起 얼기설기한 삶을 견디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생각하다 보니 도대체 생각한다는 것은 뭔가 싶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속에서 주섬주섬 몇 가닥을 헤아려 ‘나는 ...이다’ 식의 문장을 만드는 중이다. 빛과 색 없이, 잘 구분되지 않는 평평한 외형外形을 빌어 그런 생각의 잠시 잠깐이 언뜻 내보여질 뿐이므로 어떤 문제 어떤 답이랍시고 굳이 설명하고 설득할 생각은 없다.
여전히 돌의 속내는 모르겠고 내 속뜻도 어딘가 도달한 바 없으므로 그저 여기, 거기, 있음, 없음, 얽힘, 풀림, 나, 너 같은 것들에 대한 질문과 생각의 뒤척임만 남은 거라고 위로하는 중이다. 돌이나 나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된 일이다.
#20240613 - 0623 #모든일이시작된자리 #사용자공유공간P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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